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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논리학 IV: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

형이상학적 찐따 2014.12.28 11:49

이 글은 연세대학교 철학과의 선우환 교수님께서 강의하신 논리학 수업 필기를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작성자 본인의 이해에 따라 소폭 수정하거나 추가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강의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I 구분

논증은 크게 연역 논증deductive argument과 귀납 논증inductive argument으로 나눌 수 있다.

연역 논증

귀납 논증

모든 인간은 죽는다

소크타레스는 인간이다

∴ 소크라테스는 죽는다

인간인 소크타레스는 죽는다

인간인 철이는 죽는다

인간인 민수도 죽는다

∴ 모든 인간은 죽는다

이들 예는 아주 유명하지만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을 구분하는 법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연역 논증에서 전제들은 결론을 필연적인necessary 방식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상정된다. 따라서 연역 논증이 올바른 경우 - 전제들이 결론을 필연적인 방식으로 뒷받침하는 경우 - 전제들이 모두 참이라면 결론도 반드시 참이 되며, 반대로 결론이 거짓이라면 전제 중 최소 하나는 반드시 거짓이 된다. 또 연역 논증에서 결론에 함축된 정보는 이미 전제들에 함축되어 있는 것들이다. "소크타레스는 죽는다"라는 결론이 담고 있는 소크라테스에 대한 정보와 죽음에 대한 정보는 이미 전제들이 포함하고 있었던 것이라는 말이다.

반면 귀납 논증에서 전제들은 결론을 개연적인probable 방식으로 뒷받침하는 것으로 상정된다. 때문에 올바른 귀납 논증의 전제가 모두 참이라고 하더라도 결론이 거짓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지금까지는 모든 인간이 죽었지만 언젠가 죽지 않는 인간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지 않은가? (엄밀히 말하면 죽지 않는 인간을 관찰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가령 과거에 사람들은 고니swan라는 새는 모두 하얗다고 믿었다. (그래서인지 고니는 한국에서 '백조[白鳥]'라는 이름을 얻었다.) 무수히 많은 고니들을 관찰해보니 모두 하얀색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18세기 말에 호주에서 검은 고니black swan가 발견됐다. 이처럼 올바른 귀납 논증은 결론이 참일 개연성을 높여줄 뿐 그것이 반드시 참이라는 것을 증명해주지는 못한다. 또 귀납 논증에서 결론은 전제들이 갖고 있지 않던 정보까지도 포함한다. 위 예에서 결론은 전제에서 등장하지 않은 사람들까지도 언젠가는 죽을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올바른 연역 논증

올바른 귀납 논증

I

전제들이 결론을 필연적으로 뒷받침한다

전제들이 결론을 개연적으로 뒷받침한다

II

결론이 갖는 정보는 이미 전제들이

갖고 있는 것들이다

결론은 전제들이 갖고 있지 않던 정보까지도

포함함으로써 그 의미가 확장된다

양자의 성격이 이렇게 다르기 때문에 연역 논증에서의 올바름과 귀납 논증에서의 올바름 또한 다른 성격을 지닌다. 연역적 올바름을 특히 '타당성validity'이라고 부른다. 즉 어떤 논증이 타당하다는 것은 그 논증의 전제들이 결론을 필연적인 방식으로 뒷받침한다 - 전제들이 모두 참이면서 결론이 거짓일 수는 없다 - 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연역 논증은 타당하거나 타당하지 않으며 그 중간은 없다. 반면에 귀납적 올바름은 그저 정도의 문제이다. 가령 사람을 50명 정도 관찰했을 때와 50억 명쯤 관찰했을 때, 똑같이 "모든 사람은 죽는다"라는 결론을 내려도 그 결론이 참일 개연성의 정도는 다를 것이다. 그래서 귀납적 논증은 더 혹은 덜 올바를 수 있다. (물론 사람을 아무리 많이 관찰하더라도 그 결론이 반드시 참일 것이라고 보장할 수는 없다.)

오늘날 대학의 철학과에서 개설되는 논리학 강의는 - '귀납 논리'와 같은 이름을 내걸고 있지 않은 이상 - 거의 대부분 연역 논리에 집중하고 있다. 아마 필연성이 담보되지 않는 논증을 통해서 철학적 주장을 전개하는 게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II 오해

연역 논증은 보편적인 전제로부터 개별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연역 논증이고, 반대로 개별적인 전제로부터 보편적인 결론을 얻어내는 것은 귀납 논증이라는 생각은 그릇된 통념이다. 제발 가르치는 걸 업으로 삼는 사람들은 제대로 좀 알고 가르치자… 보편적인 결론을 갖는 연역 논증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철수가 담배를 피운다면, 철수가 다니는 S대의 모든 학생들은 담배를 피울 것이다

철수는 담배를 피운다

∴ 모든 S대 학생들은 담배를 피운다 (보편적 결론)

모든 생물은 동물이거나 식물이다

모든 동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 모든 생물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보편적 결론)

반면에 개별적인 결론을 갖는 귀납 논증도 가능하다. (아래 논증들은 귀납 논증 중에서 각각 통계적 삼단 논증과 유비 논증에 해당한다. I장에서 예로 든 것은 열거에 의한 논증인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귀납 논증의 여러 종류 중 하나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해부된 펭귄은 모두 심장을 가지고 있었다

뽀로로는 펭귄이다

∴ 뽀로로는 심장을 가지고 있다 (개별적 결론)

고등어는 맛있다

고등어와 꽁치는 매우 유사하다

∴ 꽁치는 맛있다 (개별적 결론)

그러므로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을 구분할 때에는 오로지 (I장에서 살펴본 것처럼) 전제와 결론 사이의 논리적 관계를 참고해야지, 결론과 전제 각각이 보편적이냐 개별적이냐를 따져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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