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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논리학 XXVIII: 양화논리9 [논리적 참과 일관성]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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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논리학 XXVIII: 양화논리9 [논리적 참과 일관성]

형이상학적 찐따 2015.08.11 12:02

이 글은 연세대학교 철학과의 선우환 교수님께서 강의하신 논리학 수업 필기를 바탕으로 쓴 것입니다. 작성자 본인의 이해에 따라 소폭 수정하거나 추가한 부분이 있습니다. 실제 강의 내용과 다를 수 있습니다.


I 논리적 참

문장 Φ가 논리적으로 참이다 ⇔ 문장 Φ가 모든 가능한 해석에서 참이다

예를 들자면 '(∀x)Fx→Fa'나 '(∀x)(Fx∨~Fx)' 같은 문장이 논리적으로 참logically true이다. 논의 영역과 개체 상항과 술어에 무엇을 할당하든 위 문장들은 참이 될 것이라는 말이다. 참 쉽죠?


II 일관성

문장 Φ가 일관적이다 ⇔ 문장 Φ를 참이게 하는 해석이 있다(=문장 Φ가 어떤 해석에서 참이다)

문장 집합 Γ가 일관적이다 ⇔ 문장 집합 Γ의 모든 문장을 참이게 하는 해석이 있다

물론 어떤 문장이 논리적으로 참이라면 그 문장은 일관적consistent이다. 어떤 문장이 모든 해석 아래에서 참이라면 그 문장을 참이게 하는 해석은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어떤 문장의 부정문이 논리적 참이라면 그 문장은 비일관적inconsistent이다. 그 문장은 모든 해석 아래에서 거짓일 것이기 때문이다. '(∀x)(Fx↔~Fx)'는 비일관적인 문장의 예다. 이 문장은 그 어떤 해석 아래에서도 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문장 Φ가 비일관적이다 ⇔ 문장 Φ를 참이게 하는 해석은 없다 ⇔ 문장 ~Φ가 논리적으로 참이다

문장 집합 Γ가 비일관적이다 ⇔ 문장 집합 Γ의 모든 문장을 참이게 하는 해석은 없다


III 응용

저 유명한 이발사의 역설the barber paradox도 비일관적 양화 문장의 예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발사가 딱 한 명 사는 어느 섬에는 이런 규칙이 있다.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하지 않으면 이발사에게 면도를 받아야 한다. 만약 이발사에게 면도를 받기 싫다면 스스로 면도를 해야 한다." 좋다. 그럼 어떤 사람은 자기자신의 수염을 깎을 것이고 어떤 사람은 이발사에게 도움을 청할 것이다. 그런데 그 이발사는? 자기 스스로 면도를 하지 않으면 이발사에게 가야 한다고? 근데 이발사에게 면도를 받는 게 결국 스스로 면도를 하는 게 아닌가? 따라서 저런 섬이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 섬의 상황을 기술하는 양화 문장

(∃x)(∀y)(Rxy↔~Ryy)

가 비일관적이라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 문장을 참이게 하는 해석을 제시하는 것을 불가능하다. 그런 건 없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모든 가능한 해석 아래에서 이 문장은 거짓이 된다. (사실 "역설"이라는 이름이 붙기는 했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역설이 아니다. 그저 비일관적인 문장이 어떻게 나타날 수 있는지 사례를 통해 보여주는 이야기일 뿐.)


문장 집합의 일관성을 판단하는 것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문장 집합 Γ가 {(∃x)Fx, ~(∃x)Rxx, (∀x)(∃y)Rxy, (∀x)(Fx~(∃y)Ryx}가 일관적임을 보이기 위해서는 이들 4개의 문장을 모두 참이게 하는 해석을 제시하면 된다. 어려워 보이지만 각 문장이 갖는 의미와 그 함축을 살펴보면 생각만큼 어렵지는 않다. 그래도 어렵긴 하지… 정신 바짝 안 차리면 안드로메다로 갑니다… ① 일단 첫 번째 문장을 보면 우리는 술어 F에 할당되는 집합이 공집합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여튼 원소가 있기는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② 두 번째 문장을 보고서는 술어 R이 반재귀적irreflexive임을 알 수 있다. (문장 ~(∃x)Rxx의 양화사를 전환하여 얻어낸 문장 (∀x)~Rxx가 참인 경우에 그 술어가 반재귀적 특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상기하기 바란다. [양화사 전환] [반재귀적 술어]) 술어 R이 취하는 두 개의 항이 같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술어 R에 할당되는 집합의 원소가 되는 순서쌍들은 다른 항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③ 세 번째 문장에서 알 수 있는 것은 논의 영역 내의 모든 대상이 최소한 한 번씩은 술어 R이 취하는 첫 번째 항의 자리에 온다는 것이다. 만약 R이 '-는 ~를 사랑한다'는 뜻이라면 "누구나 사랑을 한다"는 것을 유추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술어 R에 할당되는 집합의 원소인 순서쌍을 이루는 첫 번째 항의 자리에 (논의 영역 내의) 모든 대상이 한 번쯤은 등장을 해야 할 것이다. [여러 양화사를 갖는 문장] ④ 마지막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x가 무엇이든 간에 그 x가 집합 F의 원소라면 x에 대하여 술어 R의 관계를 맺는 대상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F의 원소를 사랑하는 대상은 없다. 그래서 R에 할당되는 집합의 원소인 순서쌍의 두 번째 항의 자리에는 F의 원소가 올 수 없다.

일단 논의 영역을 좁게 {1, 2, 3}으로 잡고 각각의 개체 상항 a, b, c에 각각 자연수 1, 2, 3을 할당한다. ① 술어 F에는 공집합이 할당되어서는 안 되므로 집합 {1}을 할당해본다. ②와 ③에 의거하여 술어 R에 할당되는 집합의 원소가 되는 순서쌍들은 똑같은 항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되며 동시에 논의 영역 내의 모든 대상 - 다시 말해 1, 2, 3 - 이 최소한 한 번씩은 순서쌍의 첫 번째 항에 등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④에 따라 이들 순서쌍의 두 번째 항에는 집합 F의 원소, 그러니까 1이 등장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술어 R에는 집합 {<1, 2>, <2, 3>, <3, 2>}를 할당한다. 이러한 해석 아래에서 위 문장 집합 Γ의 모든 문장은 참이 된다. 따라서 문장 집합 Γ는 일관적이다.


반대로 비일관적인 문장 집합 역시 생각할 수 있다. {~(∃x)Rxa, (∀x)Rbx}는 어떤가? 음… 일단 문장이 2개니까 쉬워 보이네… 사실 이 문장 집합은 『한비자韓非子』에 등장하는 유명한 고사와 관련되어 있다. 어느 날 시장에 갔더니 방패를 파는 상인이 이렇게 주장한다. "이 방패를 뚫을 수 있는 것은 없소!" 그런데 반대편에서 창을 파는 상인은 이렇게 외친다. "이 창은 모든 것을 뚫을 수 있소!" 어? 그럼 그 방패[盾]랑 그 창[矛]이랑 맞붙으면 어떻게 돼? 이게 바로 "모순矛盾"이란 말의 유래다. 위 두 주장을 기호화한 것이 바로 ~(∃x)Rxa와 (∀x)Rbx다. a와 b에 각각 방패와 창을 할당하고 술어 R을 '-는 ~를 뚫는다'로 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먼저 ~(∃x)Rxa의 양화사를 전환하면 (∀x)~Rxa가 된다. 이 문장이 참이라면 x의 자리에 무엇을 넣든 ~Rxa가 참이 될 것이란 말이다. 만약 방패 가게 주인이 진실을 말했다면 ~Rba 역시 참일 것이다. 그럼 창 가게 주인의 주장 (∀x)Rbx은 어떤가? 그의 주장이 참이라면 x의 자리에 무엇이 오든 Rbx는 참일 것이다. 따라서 Rba는 참이다. 응? 방패 주인은 ~Rba가 참이라던데? 따라서 두 주장은 양립불가능하다. 두 주장을 모두 참이게 하는 해석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둘 중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1 Comments
  • 프로필사진 잘 보고 있어요! 2018.05.28 09:58 신고 안녕하세요! 이 블로그 덕에 메이츠의 기호논리학을 나름 독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습문제를 풀다가 질문이 생겨 댓글을 달아봅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답변 부탁드려요ㅠㅠ
    다섯문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진부분집합은 언제나 일관적이지만 전체집합은 비일관적인 문장집합을 제시하라. 이 문제 풀기가 힘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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