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자유 (7)
[블로그 이사 예정] 철학, 끄적끄적
“행위자는 오로지 그가 다른 방식으로 행위할 수 없었던 경우에만 자신의 행위에 대해 도덕적으로 책임을 진다”는 “대안적 가능성의 원칙the principle of alternate possibilities”은 상당한 직관적 호소력을 갖는다(고 여겨진다). "그럴 수밖에 없었어!"라는 말은 왠지 이미 저질러진 행위에 대한 핑계로서 나름의 효력을 지니는 것 같다는 말이다. 하지만 해리 프랭크퍼트Harry G. Frankfurt는&nbs..
『도덕 형이상학 정초』 제2절에서는 합리적 존재라면 누구나 따를 정언 명령categorical imperative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았다. 정언 명령을 따르는 사람은 (자연 법칙을 따라 땅으로 떨어지는 야구공처럼) 그저 주어진 법칙을 따르는 게 아니다. 그는 스스로에게 적용되는 도덕 법칙을 입법legislate하는 목적의 왕국kingdom of ends의 시민이다. 이 입법의 과정에서 도덕적 주체를 스스로를 자율적인autonomous 존재..
『도덕 형이상학 정초』의 제1절은 도덕률에 대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갖고 있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그렇다고 제1절에 드러난 칸트의 논증이 귀납적인 것은 아니다. 칸트는 사람들이 실제로 법칙에 대한 존경심에 따라 행위한다는 관찰로부터 그러한 행위가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는 결론을 귀납적으로 이끌어낸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제1절의 논증은 만약 어떤 행위가 법칙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라면 그 행위는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는 식의 연역 논증이다. 누군가가 실..
칸트가 보기에 이 세계의 합리적 질서란 우리가 경험을 통해 발견하는 것도, 오로지 순수 이성만을 통해 도달한 것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인간이 구성하는 것이다.『순수 이성 비판The Critique of Pure Reason』은 바로 이론적인 - 앎을 통한 - 구성 작업의 일환이다. 그럼 실천적인 - 행위를 통한 - 구성 작업은? 의무론적 윤리학의 아빠,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 ..
해리 프랭크퍼트Harry G. Frankfurt의 계층적 양립가능론hierarchical compatibilismI 개념특이하게도 프랭크퍼트는 인격체person라는 개념이 무엇인지를 물으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인격체는 많은 경우 '사람들people'의 단수형인 '사람'으로만 간주되는데, 그는 이러한 이해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인격체가 곧 인간이고, 인간이 곧 인격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종species으로만 인격..
캠벨C. A. Campbell의 자유의지론libertarianismThe "nature" of the self and what we commonly call the "character" of the self are by no means the same thing, and it is utterly vital that they should not be confused. (p. 388)양립불가능론자 캠벨은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는다고 믿었다.&n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