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사 예정] 철학, 끄적끄적
크립키Saul Kripke는 고유 명사proper names는 한정 기술구definite descriptions가 아니라 고정 지시어rigid designators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정 대상을 고정적으로 지시하기 위해 한정 기술구는 충분하지도 필요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고정 지시어로서의 고유 명사] 그렇다면 고유 명사는 어떻게 특정 대상을 고정적으로 지시하는가? 크립키는 인과적 연쇄에서 그 답을 찾는다.한 아이가 태어났다고 해봅시다. 부모가 어떤 이름으로 그를 부르겠죠. 부모는 자기 친구들에게도 자신의 아이에 대해 얘기할 겁니다. 시간이 가면서 이 아이를 만나는 사람도 생기겠죠. 이런 저런 대화가 이어지면서 그 이름은 일종의 연쇄를 통해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퍼져나갈 겁니다. 이 연결..
플라톤이 『국가Republic』에서 내세운 철인왕의 통치는 몇 가지 질문들을 낳는다. ① 철학자들이 나서서 국가를 통치해야 한다. 그런데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입을 통해) 계속해서 철학자들이 통치를 하도록 강제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대체 왜? ② 『국가』의 목표 중 하나는 정의justice가 그 자체로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철학자가 통치를 하는 일은 국가의 정의에 이바지하는 일이므로 정의롭다. 그러나 이것은 모순이 아닌가? 철학자에게는 자신의 본성에 잘 맞는 철학을 하는 일이 가장 좋다. 국가 통치는 철학에 전념하는 것을 방해할 것이다. 그러면 정의가 그 자체로 좋다는 『국가』의 주요 논제는 무너지는 게 아닌가? ③ 플라톤은 정의로운 행위가 이롭다고 말해야 한다. 그래야 실제로 정의롭게 행동할 동기를..
솔 크립키Saul Kripke는 『이름과 필연Naming and Necessity』에서 고유 명사proper names에 대한 프레게Gottlob Frege의 입장을 비판한다. 프레게에 따르면 "아리스토텔레스"라는 고유 명사는 "플라톤의 제자이자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 정도의 뜻을 갖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크립키는 우리가 고유 명사의 뜻을 그 고유 명사에 의해 지칭되기 위하여 만족시켜야 할 조건의 기술 - 한정 기술구definite descriptions - 로 이해하는 한 받아들이기 힘든 결론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프레게를 따르다 보면 우연적으로 참인 문장이 필연적으로 참인 문장으로 바뀌어 버린다는 것. 이게 무슨 말일까?먼저 우연적 참contingent truth과 필연적 참ne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