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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사 예정] 철학, 끄적끄적
오류 이론error-theory에 대한 대응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맥키J. L. Mackie의 도덕적 판단에 관한 오류 이론도 예외가 아니다. 먼저 오류 이론이 내재적인 정합성을 결여하고 있다고 지적하는 방법이 있다. I 맥키의 주장은 내재적으로 불안정하다크리스핀 라이트Crispin Wright는 만약 도덕적 판단이 모두 거짓이라면 도덕적 판단을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은 대체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맥키의] 견해가 주는 가장 큰 불편함은 바로 별다른 설명 없이 도덕적 담론을 잘못된 믿음bad faith 정도로 격하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우리가 과거에 어떤 생각을 했든, 이 세계가 무엇이 옳은지, 혹은 그른지, 무엇이 의무인지 등에 대한 우리의 주장 중 어느 것에라도 전리..
맥키J. L. Mackie의 오류 이론Error Theory은 인지주의에 속한다. 그의 오류 이론은 기본적으로 도덕적 판단은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며, 진리값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뭐야? 이모티비즘 무시하는 거야? 그런데 맥키는 조금 더 나간다. 도덕적 진술은 죄다 거짓이라는 것이다. 참인 도덕적 진술이 없다는 말이다.원래 오류 이론이란 것이 어떤 담론에 속하는 모든 원자 문장들이 체계적으로systematically 그리고 일양적으로uniformly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그런데 맥키는 이걸 도덕적 담론에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그의 입장을 뜯어보면 이렇다.개념적conceptual/의미론적semantic/심리적psychological 주장: 도덕적 문장은 진리 조건tru..
에이어A. J. Ayer 등이 주창한 이모티비즘emotivism의 문제점 몇 가지를 살펴보기로 한다. ① 함축된 오류implied error의 문제이모티비즘은 일종의 투사주의projectivism다. 우리는 "-는 그르다is wrong"이라는 술어를 마치 이것이 그름wrongness이라는 속성을 지칭하는 것처럼 사용하지만 사실 그냥 우리의 감성이나 감정을 세계에 투사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이모티비즘의 내용아니던가?우리는 마치 우리의 말이 기술describe하고, 우리가 추론의 대상을 삼을 수 있고, 우리의 잘못 이해할 수도 있는, 그런 사물의 속성이 있는 듯 말하고 생각하지만 그때 우리는 기술적descriptive이지 않은 태도attitude나 습관habit 혹은 다른 관심commitment을 세계에 ..
I 이모티비즘논리 실증주의자 에이어A. J. Ayer는 『언어, 진리, 논리Language, Truth, and Logic』에서 오로지 그 진리값을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문장만이 유의미한 문장이라는 검증주의적 의미론verificational theory of meaning을 제시했다. 그런데 이 입장은 "가치에 대한 진술statements of value"에 대해 무슨 말을 할 수 있는가? 미학적 진술이나 도덕적 진술은 경험적 관찰을 통해 그 진리값을 검증할 수 없다.이러한 반론을 두고서 우리가 할 일은 그 자체로도 만족스러우며 우리의 일반적인 경험주의적 원칙들과도 일관된 방식으로 "가치에 대한 판단"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는 것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가치에 대한 진술이 유의미하다면 그것은 일상..
I 무어의 입장무어G. E. Moore는 흔히 메타윤리학에서 강한 비자연주의적 인지론non-natrualistic strong cognitivism을 내세운 것으로 분류된다.도덕적 판단은 무엇을 표현하는가? 인지주의 비인지주의 믿음beliefs감정motions이나 욕망desires 등 도덕적 판단은 참 혹은 거짓이 될 수 있음도덕적 판단은 참 혹은 거짓이 될 수 없음 무어는 도덕적 판단moral judgments이 믿음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인지주의를 채택했다. 그런데 이 인지주의는 다시 강한 입장과 약한 입장으로 나뉜다. 도덕적 판단의 진리 조건으로서의 사실은 인간의 주관과 독립적인가? 강한 인지주의 약한 인지주의 그렇다 아니다 참된 도덕적 판단은 그것의 진리 조건인 사실에 대한 인지적 접근의 결과다 무..
https://brunch.co.kr/@texto/73브런치로 글을 옮깁니다
언어학자 돌이는 태평양의 작은 섬에서 쓰이는 언어 L을 한국어로 번역하기 위해 현장 답사를 떠난다. L의 모든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하 수 있는 번역 매뉴얼translation manual을 만드는 것이 목표. 물론 올바른 매뉴얼을 만드는 게 목표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L이 영어라면 "Water is fluid"라는 문장을 "물은 액체다"로 번역할 수 있는 그런 매뉴얼은 옳지만, 이걸 "물의 본질을 담고 있는 물질은 액체다"로 번역하는 건 옳지 않다. 하지만 콰인은 이게 착각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보기에 어떤 번역 매뉴얼이 올바른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사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어떤 매뉴얼이 다른 매뉴얼에 비해서 더 유용하고, 더 자연스럽고, 더 간단하고, 더 세련될 수..
콰인W. V. O. Quine은 "경험주의의 두 독단Two Dogmas of Empiricism"라는 논문에서 논리 실증주의logical positivism가 받아들이고 있는 두 가지 도그마 - 분석성의 개념이 분명하게 제시되었다는 생각(§§1-4)과 환원주의(§§5-6) - 를 비판함으로써 분석 명제와 종합 명제이 구분될 수 없음을 논증한다. I 분석과 종합 사이의 구분?그 누구도 분석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 칸트의 분석성 개념 비판먼저 콰인은 『순수이성비판Critique of Pure Reason』에 나타난 칸트의 설명을 검토한다. 칸트에 따르면 "분석적 진술이란 주어 개념에 이미 개념적으로 들어 있는 것을 넘어서서 다른 무언가를 주어에 귀속시키지 않는 진술"이다. 그런데 콰인..
논리 실증주의logical positivism는 철학이 무의미한 형이상학적 사변에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의미한 진술과 무의미한 진술을 엄격히 나누는 기준을 제시하고자 한 입장으로 멀게는 경험주의자 버클리George Berkeley와 흄David Hume, 가깝게는 프레게Gottlob Frege와 러셀Bertrand Russell에 그 사상적 뿌리를 내리고 있다. 이 뿌리와 잎을 잇는 역할을 한 것은 『논리철학 논고Tractatus Logico-Philosophicus』로 대표되는 전기 비트겐슈타인Ludwig Wittgenstein이다. I 비트겐슈타인비트겐슈타인의 논제 중 논리 실증주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바로 모든 실질적 명제substantive propositions는 - 그것이 참이라면..
솔 크립키Saul Kripke는 "오늘날 학계에서 진술이 선험적이라는 것과 필연적이라는 것의 개념을 구분하는 사람은 몇몇 있을지는 몰라도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그 "오늘날"이 오늘날은 아니지만 아닌 게 아니라 우연성contingency과 필연성necessity은 형이상학적인 개념인 반면에 선험a priori과 후험a posteriori은 인식론적 개념이므로 엄연히 다르다. 어떤 문장의 참이 필연적이냐 우연적이냐는 그 문장이 모든 가능 세계에서 참인지의 여부에 따라 다르다. 다시 말해 세계의 상태에 의해 결정되는 것. 하지만 선험적 참과 후험적 참은 각각 우리가 감각 경험sense-experience과 독립적으로 알 수 있는 것과 감각 경험에 적어도 얼마간 의존해야만 알 수 있는 것이다.선험적 우연성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