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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이사 예정] 철학,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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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미와 숭고아름다움beauty과 숭고sublimity는 물론 적잖은 공통점을 갖는다. 그 자체로 쾌pleasure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이 한 가지다. 쾌락sensation이나 도덕적 옳음moral rightness을 통해 쾌를 산출하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쾌적한 것들을 지향하는 감각sense의 판단이나 선good을 향하는 이성의 논리적이며 규정적인determinate 판단이 전제되지 않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그렇지만 양자에 대한 판단이 개념과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물론 이때 미와 숭고의 판단은 어디까지나 비규정적indeterminate으로 남기에 명제적 지식을 불리는 데 기여하지는 않는다.) 칸트는 인식 일반cognition in general의 가능성을 위한 주관적 조건들 - 상상력ima..
『순수 이성 비판』이 교조주의적인 합리론도 회의주의적인 경험론도 아닌 제3의 길을 모색하기 위한 철학적 기획이었듯 『판단력 비판』역시 합리주의적 미학과 경험주의적 미학의 구도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합리주의적 미학에 따르면 아름다움beauty은 대상의 기하학적 속성들에 의해 결정되는 대상 자체의 성질이다. 때문에 어떤 대상에 대한 주관적 경험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도 그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증명할 수도 있다. 그러나 칸트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어떤 것이 아름답다는 것을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방식으로 증명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예컨대 장미가 아름답다는 판단은 모종의 원칙들을 따라 나온 것이 아니다. 한편 경험주의적 미학은 아름다움이 주관적 만족gratification으로 환원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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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울프Susan Wolf의 온전한 정신을 갖춘 심층적 자아Sane Deep-Self 자유의지는 대개 도덕적 책임과의 연관성 속에서 논의된다. 울프의 논문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일상에서 우리는 온전한 정신을 갖추지 않은 사람에게는 도덕적 책임을 안 또는 덜 묻는다. 그때 우리가 도덕적 책임의 조건으로 삼고 있는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묻는다. "이 사람은 책임을 지기에 충분히 성숙하거나 정보를 갖추었거나 온전한 정신을 갖추었는가? (…) 혹시 그는 최면 상태나 정신 착란을 일으키는 약에 취해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한마디로 우리는 온전한 정신를 갖추지 않거나 덜 갖춘 사람에게는 도덕적 책임을 묻지 않거나 덜 묻는다. 그런데 철학자들은 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람과 그럴 수 없..
해리 프랭크퍼트Harry G. Frankfurt의 계층적 양립가능론hierarchical compatibilism I 개념특이하게도 프랭크퍼트는 인격체person라는 개념이 무엇인지를 물으면서 논의를 시작한다. 인격체는 많은 경우 '사람들people'의 단수형인 '사람'으로만 간주되는데, 그는 이러한 이해가 상당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인격체가 곧 인간이고, 인간이 곧 인격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종species으로만 인격체를 규정할 수 있는 것이기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최소한 개념적으로는 인간이 아닌 종도 인격체가 될 수 있고, 인간도 경우에 따라 인격체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 (높은 수준의 지능을 갖춘 외계인이나 변신한 헐크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누군가..
캠벨C. A. Campbell의 자유의지론libertarianismThe "nature" of the self and what we commonly call the "character" of the self are by no means the same thing, and it is utterly vital that they should not be confused. (p. 388)양립불가능론자 캠벨은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는다고 믿었다. 물론 그는 인간이 습관habits이나 성향dispositions과 같은 성품character을 갖는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보기에 이러한 성품은 자아self와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 자아는 성품에 의해 좌지우지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행위는 바로 ..
철학이라는 거대한 흐름이 이미 논쟁의 연속이지만 헤라클레이토스Heraclitus와 파르메니데스Parmenides만큼이나 자주 라이벌 구도 속에서 논의되는 철학자들은 많지 않다. 그 이유를 짐작하기란 어렵지 않다.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운동과 변화를 강조했던 헤라클레이토스와 불변성과 단일성에 무게를 두었던 파르메니데스 사이의 대결은 오늘날까지도 계속해서 제기되고 있는 존재론적 물음들의 뿌리가 되고 있으니 말이다. 이들 이후에 곧 등장한 다원론자들과 원자론자들은 물론 고대 그리스 철학의 대장님들이라 할 수 있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까지 이 존재의 문제를 다루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오늘날의 철학자들에게도 마찬가지다.[이미지 출처]헤라클레이토스"모든 것은 변한다." 이 한마디에 헤라클레이토스의 철학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