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이사 예정] 철학, 끄적끄적
극단적 유명론austere nominalism은 얼핏 보편자에 대한 문장인 것처럼 보이는 것들도 사실은 개별자에 대한 문장이며, 모두 개별자에 대한 것으로 보이는 문장들로 번역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번역 지침을 마련하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설명되어야 할 여러 형태의 문장들을 단일한 틀을 통해 통합적으로 설명하지 못했다. 존재론적으로는 단순했을지 모르나, 설명적으로는 그렇지 못했던 것.그러면 유명론은 존재론적 단순성을 취하는 대신 설명적 단순성을 포기해야 하나? 그건 곤란하다. 유명론 옹호 논변의 핵심은 유명론이 그 설명력의 측면에서 실재론이 비해 뒤쳐지지 않는데, 존재론적으로 더 단순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명론의 설명력이 떨어진다면 망했어요 이 논변은 힘을 얻기 어렵다. 이런 배경에..
유명론nominallism도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극단적 유명론austere nominalism. 보편자를 상정하지 않고 오로지 구체적 개별자concrete particulars의 존재만으로 실재론이 설명하고자 한 현상 - ① 속성 일치attribute agreement 현상, ② 주어-술어 문장의 참, 그리고 ③ 추상적 지시체를 갖는 듯 보이는 표현을 포함하는 문장의 참을 모두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이 극단적 유명론의 입장이다. ① 속성 일치 현상개별자들이 어떤 측면에서 유사한 현상을 어떻게 설명하는가? 이에 대한 극단적 유명론자들의 대답은 간단하다. "애초에 설명할 필요가 없다." 토마토랑 소방차는 그냥 빨간 것이다. 보편자니 뭐니 하는 것 때문에 빨간 것이 아니라는 말. 말..
보편자universals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유명론nominalism의 입장이다. 그들은 왜 보편자의 존재를 부정하는가?① 여러 개별자가 하나의 동일한 보편자를 예화할 수 있는가? 개별자는 저마다 다른 공간을 차지한다. 때문에 개별자들이 하나의 보편자를 예화한다면 단 하나의 보편자가 겹치지 않는 여러 공간에 동시에 존재하게 된다. 이게 말이 되는가?그러나 보편자는 애초에 공간을 점유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러니 그것을 예화하는 개별자가 차지한 공간에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버트런드 러셀Bertrand Russell도 이에 동의한다. ~의 북쪽에 있음being north of과 같은 보편자가 북쪽에 있는 건 아니지 않은가? "'북쪽north of'이라는 관계를 찾을 수 있는 (…) 곳은 없다. 그..